유명한 동영상 사이트에 어느 날 올라온 영상 하나가 큰 인기를 끌었다.

 

단순히 한 남자가 나와서 주저리주저리 혼잣말 하는 짧은 영상은 어째서인지 순위권에 올라앉아 많은 조회 수와 댓글을 차지했다.

 

대체 무슨 영상이길래?

 

나는 일주일이 지나도 순위권에 올라와 내 시야를 어지럽히던 그 영상을 기어이 클릭하고야 말았다.
그래 그렇게 내 신경이 쓰이게 하더니 어떤 영상인지나 보자. 얼씨구? 광고까지 넣어 놨네.

 

무려 15초짜리 광고를 기다리며 나는 화면을 내려 수많은 댓글을 보았다.

 

힘내세요! 이루어질 거에요!
당신은 너무 사랑스러워요!

 

너를 향한 수많은 응원 글과 고백 글이었다.

 

흥. 역시 얼굴만 믿고 지껄이는 시답잖은 영상인가?
그렇게 이유 모를 질투에 빈정거리며 계속 글을 읽고 있을 때였다.

 

달각- 달각-

 

' 이렇게 하는 건가? '

 

그 때 처음 너의 목소리를 들었다.

 

' 어, 으음. 안녕하세요. 저는 쥬시마츠에요. '

 

그때 처음 너의 이름을 들었다.


쑥스러운 듯. 부끄러운 듯. 볼을 붉힌 너의 얼굴을 보았다.

 

' 저, 그러니까. 처음 본 건 말이에요... '

 

고개를 숙이고 작은 목소리로 너는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스피커의 소리를 키웠다.

 

주저리주저리 횡설수설. 사실 네가 뭐라고 하는지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너는 때때로 소리가 너무 작았고. 빨라졌다 느려졌다. 울먹이다. 웃다.
마치 어떠한 죄책감을 가진 사람이 교회에서 고해성사하는 듯했다.

 

하지만 전해져 오는 것은 있었다. 따듯함.
사내자식이... 그렇게 이상한 감정을 느끼며 나는 동영상이 끝나감을 느꼈다.

 

이상한 기분이다. 설렘? 아니 마치 불쾌감과 같았다. 술렁술렁 뱃속에서부터 요동치는 파도같이 가슴을 옥죄이는.

 

' 하지만 말이죠, '
" ...? "

 

내내 카메라 시선을 묘하게 피하던 넌 어느샌가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마치 내 눈앞에 네가 앉아 내 눈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 ... 당신이 정말 좋아요. '

 

진심이에요.

 

" ...! "

 

나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바보같이 그가 정말로 앞에 있는 것도 아닌데!
고개를 숙이자 키보드가 보였다. 그에 나는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올렸다.

 

후끈후끈. 열이 오르는 것 같아. 심장이 빨리 뛰어 머리가 어지러워.

 

하지만 내 눈앞에 보이는 건 검정색 화면.

 


영상은 끝나있었다.


" 하, 하하. "

 

그제야 완전히 이해했다. 이건 사랑의 고백이구나. 그렇구나.

 

하지만 당신은. 너는. 그에게 직접 이것을 이야기 해야 했다. 이렇게 영상으로 모두에게 고백하지 말았어야 했다.
너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그 사람만이 알 수 있도록. 너는 그랬어야 했다.

 

그러니까 말이야.

 

 


" 안녕. 쥬시마츠. "
" 에... 그러니까. 당신은 누구? "
" 네 팬이야. "

 

 


네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

 

글을 쓰다 보니 저는 고백에 관련된 걸 좋아하는 듯합니다...

사실 이거 이치쥬시로 제이슨 이치 관점으로 쓰려고 했는데 그냥 모브로 ㅠ

이 모브는 스톸커가 되어버리고 만 것입니다. 히잌

 

'OSM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쵸로쥬시] 결벽증 上  (0) 2018.04.04
[이로쥬시] 만우절  (0) 2018.04.02
[쥬시른] 님아 그 꽃을 그리지 마오  (0) 2018.03.25
[카라쥬시] 너에게 보내는 고백  (0) 2018.02.14
[장형쥬시] 온전한 순간  (0) 2018.02.1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