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온전한 순간은 이제 나의 것이 아니다.
" 좀 꺼져!! "
" 이, 이치마츠! 내가 잘못했다! 후우. 또 화나게 하고 만 것인가. "
아침 댓바람부터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에게 욕을 듣고 우울해져 있었다. 최근 들어 이치마츠에게 욕을 많이 듣는 이유는 그가 이치마츠에게 최근에 많이 추근덕 대기 때문이리라.
" 하잇. 카라마츠 형 나랑 노래할까? "
쥬시마츠가 카라마츠에게 외출을 권유했지만 이미 거울의 자신에게 빠진 카라마츠는 그 말을 듣지 못했다. 빈번한 일이다. 카라마츠가 쥬시마츠의 말을 듣지 못하는 일은. 카라마츠는 최근에 이치마츠에게만 관심이 쏠려있었다. 쥬시마츠는 카라마츠의 무반응에 올린 손을 내리고 방 밖을 나섰다.
" 그럼 나 야구 하고 오겠습니다. 맛스루! "
" 쥬-시마츄. 횽아 좀 있다 빠칭코 갈껀데 그때 같이 갈래? "
" 아니- 괜찮슴다-! "
" 아고, 까였네- "
쥬시마츠는 지치지 않는 걸까. 쥬시마츠는 토도마츠와 노는 것과 이치마츠 외에 형제 중 카라마츠를 다음으로 좋아했다. 항상 야구나 산책을 권유하는 그런 쥬시마츠의 모습에 이치마츠는 기분이 상해 더욱더 매몰차게 구는 것도 있었다.
정말 언제까지고 똑같은 하루였다.
그런 나날들은 몇 번이고 몇십번이고 반복되었다.
" 하아, 왜 이치마츠는 항상 날 거부하는 걸까? 언제쯤 브라더가 내 진심을 알아줄지. "
" 푸흐흐. 그게 아니잖아. 카라마츠. "
" 무슨 말이지. 브라더? "
나는 그동안 하지 않았던, 카라마츠 자신조차도 눈치채지 못 했던 진실을 알려주었다.
이것은 한 번의 기회. 그리고 약간의 동정.
" 그게 아니잖아. 네가 이치마츠에게 그렇게 매달리는 이유 말이야. "
" 나는 이치마츠가 내 진심을 알아줬으면 해서, "
" 형제 중에- "
" ...? "
" 유독. 유일하게. 네게 까칠한 이치마츠를 따르게 만들면 그 이상으로 너를 충족시키는 게 있을까? 아니지. 이렇게 거부 당하고 심한 말을 들으면서도 동생을 아끼는 나! 뭐. 그런거지. 사실 이치마츠한테 관심 한 톨조차 없으면서. "
" ... "
" 근데 카라마츠. 너. 너무 주변을 안 돌아보면 언젠가는 잃어버리고 만다고? "
" 무엇을? "
" 그건, 비-밀. 카라마츠. 내 입장에서 넌 변할 필요 없어. 내게 기회를 줬다고! 횽아 진심으로 네게 고마워. 이런 기회는 흔치 않아서. 나는 조금 들 뜰 지경이야. 그렇지만 이렇게 말하는 건 마지막 기회야. 형으로서의 자비? 실수하지 말라고. "
" ... "
그러나 카라마츠는 최후의 순간까지 눈치채지 못 할 것이다.
" 쥬시마츠. 같이 메이크 뮤직 하지 않겠는가? "
" 아니! 오늘은 오소마츠 형아랑 낮잠! "
드르륵-
" 쥬시마ㅊ.. "
" 오소마츠 형아!! 이거! 이거 봐! 도토리! "
" 형아-! 같이 야큐 갈까!? "
" Oh, 브라더. 오늘은 같이... "
" 보웨엑 카라마츠 형이 아니야! 오소마츠 형아! "
" 아, 뭐 그래 볼까? "
" 어제 연습 한 스윙을 보여주겠습니다 맛스루!! "
" 이야- 대단한걸. 조금만 하다가 빠칭코 가자? "
" 아이아이! "
오소마츠는 흥분한 쥬시마츠에게 어깨동무를 한 채 뒤를 살짝 돌아보았다. 아. 이제서야 그의 형제는 눈치를 챈 것 같았다.
카라마츠가 언제까지고 찾아다니던 그런 반짝이는 존재.
쿵, 쿵. 드르륵!
" 오소마츠! 전에 이야기 한 거 대체 무슨 뜻, "
" 쉬잇- "
" ... "
" 쥬시마츠 아까부터 자고 있어. "
은은한 햇살이 들어오는 방안
부유하는 반짝이는 먼지. 굴러다니는 도토리.
작은 숨소리.
따듯한 온기가 가득 찬.
그가 원하던 모든 것이 지금 이 순간 방안에 가득 차 있었다.
카라마츠는 조용히 문을 닫고 들어가 소파에 앉았다. 바닥을 보다. 오소마츠를 보다. 다시 또 바닥을 보다. 그리고 다시 오소마츠의 무릎을 베고 자고 있는 쥬시마츠를 보았다.
그는 이내 소파에 기대 천장을 바라보았다.
따듯한 온기에 눈 앞이 뜨겁게 달아올라 그는 팔을 들어 눈을 가렸다.
아, 아아.
한번은 내가 지붕으로 올라갔는데 말이야.
아, 그런 거 있잖아. 혹시 옆집의 귀-여운 여자애의 속옷이라도 날라와 있지 않을까 하는 데헷.
그때. 넌 노래하고 있었어. 쥬시마츠랑 말이지.
그때 말이야. 하늘은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았고. 햇살은 너무 내리쬐지도 않았어. 따뜻했지. 불어오는 바람은 살랑살랑-
그리고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너의 기타소리와 그 애의 노랫소리.
아! 그 완전한 순간!
너희들은 내가 온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어. 한참이나!
그런 순간은 나에게 오지 않을 줄 알았어. 아, 너도 이걸 느꼈던 건가. 지금 이 순간이 지금의 나에게는 너무 당연하게 느껴져.
그러니까 말이야야. 울지마! 카라마츠! 응? 이건 그냥 아무것도 아니야.
어쩌면 우리의 남은 형제 중의 하나가 네가 찾던 존재가 되어줄지도 몰라.
그러니까. 이제 좀 나가줄래?
---
개인적으로 오소마츠는 노력하기보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날름 주워먹는 타입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운도 있고요. ㅎㅎ
'OSM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쥬시른] 님아 그 꽃을 그리지 마오 (0) | 2018.03.25 |
---|---|
[카라쥬시] 너에게 보내는 고백 (0) | 2018.02.14 |
[카라쥬시] 거울의 진실 (0) | 2018.02.05 |
[쵸로쥬시] 자각, 그 후 (0) | 2018.02.04 |
[쵸로쥬시] 그 시선, 자각 (0) | 2018.01.20 |